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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랜스포머 3편이다.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긴 전쟁의 최후가 어떻게 끝이 나는지 흥미진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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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시작과 전개
인류가 달에 첫 발을 디딘 그날부터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쟁은 예고되었다. 시카고 도심 한복판 정체불명의 푸른빛이 하늘을 향해 쏘아 올려진다. 빛은 오랜 시간 동안 달의 어둠 속에 잠들어 있던 디셉티콘 군단을 깨우게 되고 순식간에 시카고를 점령한 디셉티콘 군단의 무차별 공격으로 인해 도시는 초토화된다. 오토봇의 수장 옵티머스 프라임은 디셉티콘의 도심 공격이 40년 전 인류의 달 착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다시 한번 우주의 운명을 건 최후의 전면전에 나섰다. 수천 년을 끌어온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쟁 그 최후의 전투가 지금 시작된다. 아폴로 계획을 외계인 음모론과 엮어 풀어나가는 초반 부분은 평론가들도 나쁘지 않다고 평했다. 실제로 보면 의외로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해 이 부분은 확실히 칭찬받을만하다. 그러나 그게 끝이다. 굉장히 규모가 크고 복잡한 전개를 펼치는 건 좋았지만 오토봇과 미국의 협력 관계 디셉티콘을 돕는 인간들, 샘과 칼리의 러브 라인,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최후의 싸움 등 이 모든 것을 매끄럽지 못한 게 아쉬웠다. 왜 등장했는지 알 수 없는 인물들도 있다. 가장 심한 인물이 샘의 상사로 등장한 존 말코비치. 우주 산업과 관련해 뭔가 뒷배경이 있어 보였지만 레이저비크 습격 이후 그냥 정신 나간 사람이 되어 다시 나오지도 않는다. 심지어 후반부의 사이버트론이 텔레포트하는 장면은 닥터 후의 The End of Time에서 갈리프레이가 텔레포트하는 장면을 거의 표절하다시피 했다. 다만 이는 아래에서 언급한 G1 애니메이션 에피소드에 나온 장면을 오마쥬한 것이라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 재미있는 부분은 원작 The Ultimate Doom 에피소드에서는 옵티머스가 사이버트론을 지구 근처로 소환하려는 메가트론의 계획을 막으려다 고향을 살려야 한다는 메가트론에 설득되어 본인이 직접 사이버트론을 지구 근처로 소환해 버린다. 결과적으로는 에피소드가 진행되며 사이버트론을 밀어내버리지만 고향을 지극히 아끼는 오토봇의 리더 옵티머스와 '지구가 이제 고향'이라는 영화 옵티머스의 큰 차이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디셉티콘이 인간을 이간질해 인간들이 오토봇을 지구에서 추방시키자 오토봇의 우주선을 파괴한 뒤 도시를 점령해 인간을 노예로 삼는 스토리도 Megatron's Master Plan 에피소드에서 차용한 것이다. 다만 애니메이션에서는 메가트론이 해당 계획을 다 설계하고 본인이 직접 실행한다. 뜬끔없이 갑툭튀 한 샘의 새 여자친구 칼리도 전작과의 개연성을 해치는 부분이다. 메간 폭스가 3편 출연이 불발되어 불가피하게 새 배우로 바꿔야 했기에 그렇게 된 것이지만 캐릭터는 그대로 두고 배우만 교체하거나 배우 교체로 새 캐릭터를 등장시킬 거면 개연성 있는 연출이 필요했으나 이러한 배경 설명이 미미하다.
영화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 초반의 아폴로 팀이 센티널 프라임의 우주선과 접촉하는 것은 아폴로 계획 음모론 가운데 외계인 접촉설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재현 오류가 있는데 달 착륙선의 사람이 타는 윗부분까지 달에 남아 있다. 달 착륙선은 윗부분이 사람이 타는 부분이고 달에서 떠날 때는 아랫부분을 남긴다. 우주인들이 달 탐사 중에 죽어서 착륙선으로 되돌아가지 못했거나 착륙선의 기기 고장으로 이륙을 하지 못하는 이상 윗부분까지 남아있을 수가 없다. 시리즈가 이어지다 보니 이 작품부터 설정 구멍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핵심 요소로 1편은 올스파크, 2편은 리더십의 매트릭스, 3편은 센티널 프라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1편과 2편에 사이버트론의 보물 올스파크와 매트릭스가 모두 지구에 있게 된 것이다. 2편에서 올스파크 조각이 매트릭스 정보를 나타내는 묘사를 통해 두 보물이 서로에 영향을 미쳐 매트릭스가 있는 지구에 올스파크가 떨어진 것이라고 하거나 매트릭스도 올스파크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지만 3편에서 센티널 프라임이 매트릭스 정보도 모르면서 그저 노동력만을 목표로 하며 우연히도 매트릭스가 있는 지구를 목표로 이동해 왔다는 것은 너무 개연성이 낮은 묘사이다. 또한 인류의 달 개척 전부터 디셉티콘의 앞잡이들이 상위층 내에 숨어 있었다는 묘사가 있으나 이는 1편에서 메가트론이 'N.B.E. 1'로 칭해지며 정부 공인 아래 비밀구역에 봉인된 것과 상충하는 묘사이다. 더구나 전직 섹터 7 요원으로 메가트론을 관리한 시몬스는 이전까지 디셉티콘의 앞잡이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도 개연성이 낮다. 촬영 중에 초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자동차 추격신을 촬영하던 중에 견인용 훅을 엑스트라가 운전하는 자동차에 때려 박은 것. 이 훅은 엑스트라의 두개골을 가르며 통과해 돌이킬 수 없는 큰 뇌손상을 입고 말았다. 영화사 측은 배상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다 결국 마지못해 배상금 천팔백만 달러를 물어주었다. 이 자동차 추격 장면은 결국 촬영하지 못해 마이클 베이의 영화 아일랜드에 나오는 자동차 추격신을 가져와 사용했다. 실제로 해당 장면은 로봇을 CG로 넣은 것 말고는 똑같다.
모스크바에서의 시사회
모스크바에서 최초의 시사회가 열렸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에게서 그다지 안 좋은 평을 받은 2편보다도 더한 혹평을 받았다. 개봉 이후로 각 영화 리뷰 사이트에는 트랜스포머 3에 대한 혹평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로튼 토마토의 썩토 지수는 36%까지 떨어졌고 끔찍하다(abysmal)고 한 유저도 있다. 모 네티즌은 '마이클 베이 영화에서 이렇게 안 싸우는 영화는 처음'이라고 평하기도 하였다. 마이클 베이식 영화의 장점과 단점을 극대화한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눈이 포만감을 느낄 스펙터클과 카메라 워크 우월한 3D CG 같은 장점에 마이클 베이의 정치 성향에 관한 호불호 두서없는 전개 정돈되지 않은 편집 등의 단점을 하나 가득 끼얹은 것이다. 오토봇이고 디셉티콘이고 트랜스포머들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적어 옵티머스, 범블비, 센티널 프라임을 빼면 어떤 로봇이 있는지 알기 힘들다. 디셉티콘 4인방의 최후는 원작팬들이 보면 캐릭터에 대한 모욕으로 느껴질 정도이다. 3편이 극장에서 내려간 뒤 4편 제작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은 "디셉티콘 애들은 다 퇴장시켜 놓고는 뭘 가지고 만들려고?"라며 비난했다. 2편과 3편의 우열은 팬들 사이에선 뜨거운 논쟁이다. 서양권에서는 2편보다 아주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오히려 2편보다 퇴보했다는 평가도 많을 정도이다. 하지만 의외로 해외에서 트랜스포머 관련 유튜브 영상이나 댓글을 찾아볼 경우 시리즈 중 3편을 가장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꽤 보인다. 유튜버 겸 영화 리뷰어 제러미 잔스 등 몇몇 사람들은 본편을 나름 칭찬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길티 플레저 정도의 위치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하다. 어쨌건 삼부작을 마무리하는 내용으로써는 당시 적절했다는 평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