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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기억보다 강하다. 정말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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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지울 수 있어도 감정은 지워지지 않는다
영화의 핵심 장면들이 있다. 먼저 라쿠나(기억을 지워주는 곳)의 원장 하워드와 직원 메리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다. 주변 인물로만 그려지는 Lacuna 클리닉 원장 하워드 미에즈윅(Howard Mierzwiak) 접수원 메리 스베보(Mary Svevo) 전문 기술자 스탠 핑크(Stan Fink) 기술자 보조 패트릭(Patrick) 모두가 영화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을 알 수가 있다. 한편 조엘의 기억을 지우던 중 라쿠나의 직원인 메리와 스탠은 술을 마시고 마약을 하는 등 놀다가 사고를 쳐서 급하게 원장인 하워드 박사를 부른다. 하워드가 일처리를 하는 동안 스탠은 나가 있었는데 메리는 단둘만 있게 되자 원장에게 "전부터 좋아했었다"라며 마음을 고백한다. 처음엔 원장은 어딘가 불편한 듯 그녀를 피하려 하지만 메리의 애절한 고백에 점점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때 하워드의 아내가 때마침 걱정돼서 찾아왔다가 창밖에서 그 모습을 보고 만다. 화가 나서 돌아가려는 하워드의 아내를 메리와 하워드가 일단 얘기 좀 들어보라며 붙잡으려 한다. 그런데 그녀가 차를 몰고 떠나면서 메리에게 던진 한마디 "아니, 괜찮아. 처음부터 그는 네 것이었잖니!"라는 말에 메리는 의아해한다.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에게 하워드는 결국 괴로운 진실을 알려주었다. 사실 예전에도 하워드 원장과 메리는 한 번 사랑했었다. 하지만 하워드의 아내에게 이를 들켜버렸고 메리는 괴로워하면서도 끝내 하워드와 사랑했던 기억을 지워야 했었다. 즉 하워드는 자신과의 연애 시절을 다 잊은 메리를 매일 마주하고 있던 것. 그리고 메리와 사귀는 스탠도 이 사실을 알면서 모른 척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메리만 빼고 다 알고 있었다. 그리고 메리는 하워드와 사랑했었던 기억은 지울 수 있어도 그를 향한 사랑이라는 감정 그 자체는 지우지 못했던 것이다.
첫 만남인데 어디에서 만난듯한 사
운명적인 사랑은 있다. 운명적인 사랑은 없다. 영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첫눈에 반했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 상대방을 기억하고 알고 있기보다는 그 순간의 아주 짧은 찰나의 느낌, 감정이 아닐까 한다. 첫눈에 반한 것이 아니어도 나를 위해 준다 챙겨준다 배려해 준다 등의 기분 좋은 감정 그리고 기대되는 감정이 결과가 아닐까 한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라고 한다. 첫 만남에 어디에선가 본 것 같다는 느낌도 영화가 말하는 감정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주인공들의 운명 같은 사랑 그 내용은 이러하다. 기억을 지원 조엘과 클레멘타는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그러다가 몬탁이라는 해변에서 다시 만나 다시 사랑에 빠지네 된다. 그들에게 메리가 보낸 녹음한 테이프와 진단서 등을 받게 된다. 테이프에는 각자가 서로에 대해 험담을 한 게 녹음되어 있었는데 내용은 대충 클레멘타인은 조엘은 지겹고 따뿐한 사람이며 조엘과 함께 있는 자신이 싫다고 하고 조엘은 클레멘타인이 머리는 좋지만 교양이 없고 어휘력도 모자라며 섹스로 애정 결핍을 해소하려고 한다는 등 서로에 대한 험담 투성이었다. 운명적으로 만나 다시 사랑에 빠졌지만, 본인들이 직접 밝힌 서로의 과거를 듣고 두 사람은 새로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클레멘타인은 조엘이 지금은 자신의 단점이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는 찾아낼 것이라고 그러면 자신(클레멘타인)은 조엘이 지겨워지고 헤어질 것이라고. 그래서 시작하면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조엘이"Okay."라고 말하자 이내 클레멘타인도 "Okay."라고 말하고 이내 서로 울 듯 말 듯한 얼굴로 살짝 어색하게 마주 보며 웃는 두 사람으로 영화는 끝난다.
주관적인 감상평
먼저 영화의 비선형적인 구조는 처음에는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이러한 접근은 오히려 주인공들의 감정과 사건들을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조엘과 클레멘타인의 사랑 이야기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과정에서 그들의 감정 변화와 이해관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연기력 면에서는 짐 캐리와 케이트 윈슬렛이 각자의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준다. 특히 케이트 윈슬렛의 클레멘타인은 감정의 다양한 면모를 표현함으로써 깊은 공감과 이입을 유발한다. 시각적 표현 역시 이 영화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감독의 상상력이 빛을 발한다. 감정의 퇴색과 함께 변화하는 장면들은 관객에게 감정적인 여운을 남기며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깊게 감지게 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모두에게 쉽게 접근하기는 어렵다. 그 비선형적인 구조와 복잡한 감정 표현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해피엔딩을 기대하는 관객들에게는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